같은 돈으로 무엇을 사는지가 다르다
학원과 과외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꺼내는 것이 월 비용입니다. 그런데 이 둘은 같은 물건을 다른 값에 파는 게 아닙니다. 학원은 정해진 진도와 또래라는 환경을 함께 주고, 과외는 그 아이 한 명에게 맞춘 시간을 줍니다. 진도가 이미 맞는 아이에게 과외를 붙이면 비싼 값에 같은 것을 다시 사는 셈이고, 반대로 서너 단원 전에서 막힌 아이를 학원에 계속 두면 매달 돈을 내면서 못 알아듣는 시간을 사게 됩니다. 값이 아니라 무엇을 사는지를 먼저 갈라야 합니다.
막힌 지점이 얼마나 뒤에 있는지 본다
기준을 하나만 고르라면 이것입니다. 지금 배우는 단원에서 막혔다면 학원으로 충분합니다. 질문 몇 번과 보충으로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막힌 자리가 한 학기 전, 한 학년 전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반 전체는 앞으로 나가는데 그 아이만 뒤에서 되짚어야 하고, 이건 정해진 진도표 안에서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시험지를 펴고 틀린 문제가 어느 단원 것인지 표시해 보십시오. 표시가 최근 단원에만 몰려 있는지, 뒤쪽까지 흩어져 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혼자 앉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본다
두 번째 기준은 자습 능력입니다. 학원은 수업 뒤 혼자 복습하는 시간을 전제로 짜여 있습니다. 그 시간이 아예 없는 아이는 수업을 아무리 들어도 쌓이지 않습니다. 이 경우 과외가 나은 이유는 설명이 좋아서가 아니라, 선생님이 옆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손으로 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혼자 두 시간을 앉을 수 있는 아이라면 학원의 진도와 경쟁 분위기가 오히려 속도를 냅니다.
둘을 섞을 때 흔히 하는 실수
학원을 다니면서 과외를 함께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두 곳이 같은 단원을 같은 방식으로 다루면 시간만 두 배로 쓰고 효과는 그대로입니다. 섞으려면 역할을 갈라야 합니다. 학원은 진도와 문제량을 맡고, 과외는 뒤에 밀린 구멍만 메우는 식입니다. 과외 선생님에게 학원 교재와 진도표를 보여 주고 어디를 건드리지 말지부터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 달 뒤에 무엇을 보고 판단할지 정해 둔다
어느 쪽을 골랐든 두어 달은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그냥 기다리는 것과 볼 것을 정해 두고 기다리는 것은 다릅니다. 점수는 늦게 움직이니 먼저 볼 것은 따로 있습니다. 숙제를 끝까지 해 오는지, 질문이 늘었는지,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 보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움직이지 않으면 방식이 아니라 선택 자체를 다시 봐야 합니다.